한번은 아버지께서 매일 새벽 6시에 나와 일을 하시는 걸 보고 문득 여쭤본 적이 있습니다.
“어떻게 30년을 매일 그렇게 출근하셨어요?”
아버지는 덤덤하게 대답하셨습니다.
“다 처자식들 먹여 살리려고 그러지.”
그 대답에 내심 깊은 존경과 감동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아버지가 일구신 가게에서 함께 일하는 저는, 아직 먹여 살릴 처자식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직 먹여 살릴 처자식이 없는데요?” 라고 대답하며, 그럼 저는 출근 좀 늦게 해도 되냐고 아버지와 장난을 쳤던 기억이 있습니다.
저희 아버지는 처자식을 먹여 살리기 위해 돈을 벌어오셨습니다.
30년을 쉬는 날도 없이 일하시다가, 최근에서야 일주일에 하루를 겨우 쉬기 시작하셨습니다.
아버지가 걸어오신 그 길을 곁에서 지켜보며 자랐기에, 저는 부모님이 너무나 자랑스럽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가업을 물려받으려고 결심한 상황에서, 나도 앞으로 30년을 아버지처럼 일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덜컥 막막함이 앞섰습니다.
부모님이 저에게 베풀어준 그 거대한 헌신과 사랑만큼, 저 자신이 나중에 제 자식에게 잘해줄 자신도 솔직히 없었습니다.
무조건 일찍 출근하는 것이 아니라,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그 막막함 끝에 저는 생각의 방향을 바꾸어 봤습니다.
아버지가 살아가신 시대의 미덕은 성실함과 노동이었지만, 제가 살아갈 시대의 미덕은 조금 달라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이제는 무조건 남들보다 일찍 출근해서 몸을 갈아 넣는 노동 소득 하나에만 내 모든 미래를 걸기에는, 우리가 마주한 시대의 변화가 너무나도 빠르기 때문입니다..
노동의 가치를 폄하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아버지가 땀 흘려 일구신 소중한 가업을 더 오랫동안 단단하게 지켜내기 위해서라도, 노동 수익 외에 스스로 작동하는 자본의 시스템을 반드시 병행하여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매일같이 급변하는 알고리즘과 광고 트래픽의 홍수 속에서, 이제는 성실함 하나만으로는 풀 수 없는 숙제들이 참 많아졌습니다.
물론 아버지가 몸소 보여주신 30년의 성실함은 그 자체로 고귀하고 존경스러운 역사입니다. 결코 노동의 소중한 가치를 폄하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아버지가 평생 땀 흘려 일구신 이 소중한 가업을 더 단단하고 오랫동안 지켜내기 위해서라도, 노동 소득 외에 스스로 작동하는 자본의 시스템을 반드시 병행해서 구축해야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래야만 아직 먹여 살릴 처자식이 없을 때, 부모님과 따뜻한 저녁 한 끼라도 더 편하게 먹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ㅎㅎ
그렇다면 나는 왜 돈을 모으고 있는가
하지만 여전히 질문은 남았습니다.
구조를 만드는 것도 좋고 돈을 버는 것도 좋은데, 처자식도 없는 상황에서 나는 왜 이토록 치열하게 돈을 벌고 모으고 있었을까?
한참을 고민해 보았습니다.
그러다 문득 학창 시절, 아버지가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 주시며 하셨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네가 꿈이 없다고 공부를 게을리한다면, 나중에 꿈이 생겼을 때는 이미 늦는다. 1등을 하면 100개의 직업을 고를 수 있지만, 네가 100등을 하면 단 1개의 직업만 가질 수 있다. 네가 열심히 해두어야 나중에 무슨 직업이든 주체적으로 고를 수 있는 거다.
지금 제 상황이 딱 이 말씀의 맥락과 비슷했습니다.
나중에 정말로 필요한 일이 생길 때, 아쉬울 것 없이 쓰기 위해 돈을 모으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지금 부지런히 모으고 시스템을 다져놓아야, 나중에 진짜 원하는 꿈이나 기회가 찾아왔을 때 돈 때문에 망설이지 않고 주체적으로 선택할 수 있을 테니까요.
공부에 목적이 있으면 쉬워지듯, 돈 버는 것에도 목적이 필요하다
사실 학창 시절에는 아버지의 그 말씀이 가슴에 전혀 와닿지 않았습니다.
억지로 해야 하는 공부는 그저 지루한 노동일 뿐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운 좋게 원하는 대학에 들어간 후, 제 인생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내가 진짜 하고 싶던 공부를 발견하니 다음 수업이 매일 기다려졌고, 공부가 너무 재미있고 쉬워졌습니다.
실제로 제가 억지로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있던 시간에 비해, 성적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훨씬 잘 나왔습니다.
내 안에서 스스로 목적을 찾았을 때 일어나는 몰입의 힘이었습니다.
돈을 버는 것도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주변에서 주식으로 몇 백 퍼센트를 벌었네, 어떤 주식을 안 사서 벼락거지가 되었네 하는 소음에 휩쓸려 쫓아가듯 돈을 벌려고 하면, 투자는 괴로운 숙제가 되고 조급한 노동이 됩니다.
공부에 목적이 생기면 과정이 재미있어지는 것처럼, 돈을 버는 것에도 나만의 명확한 목적이 있어야 합니다.
남들을 이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원하는 대학에서 설레며 공부했던 그 순간처럼 내 삶의 재미와 행복을 지키기 위한 목적 말입니다.
저는 대단한 부귀영화를 누리거나 매일 사치를 부리고 싶어서 돈을 버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사랑하는 가업을 지키면서도, 내 시간의 주인이 되어 행복하게 살고 싶어서 나만의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주변 사람들의 화려한 수익률과 비교하며 스스로를 벼락거지라 부를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그들이 돈을 번다고 해서 내 삶의 행복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니까요.
가장 중요한 것은 달리는 페이스를 철저히 나의 것으로 가져오는 것입니다.
나만의 목적을 향해,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자본의 물길을 차근차근 만들어가는 주체적인 태도.
그것이야말로 자본주의라는 거대한 게임 속에서 지치지 않고 마지막에 웃을 수 있는 유일한 열쇠입니다.
사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 역시 아직 돈을 버는 명확한 목적을 완벽하게 찾아내지는 못했습니다. 그저 막연하게 나중에도 지금처럼 행복하고 싶고, 내 소중한 시간을 온전히 내 뜻대로 자유롭게 쓰고 싶다는 생각들만 막연히 하고있습니다.
내가 진짜로 원하는 행복이 무엇인지, 내 시간을 어떻게 채워야 진정으로 만족스러운지 그 구체적인 생각은 못해봤습니다. 지금 이순간 조금씩 성장하기위해서만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정답을 모른다고 해서 불안해하며 남들의 속도에 휩쓸릴 필요는 없다는 점입니다. 제가 원하는 대학에 가서 공부의 진짜 재미를 발견했던 것처럼, 인생의 목적지도 치열하게 나만의 구조를 만들고 삶을 마주하다 보면 어느 순간 선물처럼 선명해질 거라 믿기 때문입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여러분은 왜 돈을 벌고 계시나요?
만약 저처럼 "그저 행복해지고 싶어서"라는 막연한 답 외에 진짜 목적을 찾지 못해 헤매고 있다면, 너무 조급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남들이 정해놓은 '성공'의 기준에 나를 맞추려다 체하는 것보다, 조금 느리더라도 나만의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진짜 공부일지도 모릅니다.
정답이 없는 자본주의라는 거대한 게임 속에서, 쫓기듯 달리기보다 잠시 숨을 고르고 나와 내 소중한 사람들을 위한 진짜 목적을 찾는 여정. 그 깊은 고민의 길을 여러분과 함께 차근차근 걸어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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